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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조각]우리는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계단한칸 2021. 2. 4. 00:28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2019.05.13

어디선가 추천을 받았었는지 모를 책에 손이 가서 마음에 드는 주제를 읽어보았다.

책을 연속으로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골라 읽는데 이 또한 좋다.

글의 제목 '우리는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는 이 책에서 내가 고른 주제의 제목이다.

"인간은 무엇에서건 배운다. 그러니 문학을 통해서도 배울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서 가장 결정적으로 배우고,
자신의 실패와 오류와 과오로부터 가장 처절하게 배운다. 그떄 우리는 겨우 변한다. 인간은 직접 체험을 통해서만 가까스로 바뀌는 존재이므로 나를
진정으로 바꾸는것은 내가 이미 행한 시행착오들뿐이다. 간접체험으로서의 문학은 다만 나의 실패와 오류와 과오가 어떤 종류의 것이었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피 흘릴 필요가 없는 배움은, 이 배움 덕분에 내가 달라졌다고 믿게 할 뿐, 나를 실제로 바꾸지는 못한다. 안타깝게도 아무리 읽고 써도 피는 흐르지 않는다.
피 흘려 깨달아도 또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은 반복들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된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그러나 믿을 수 밖에 지금의 나는 10년 전의 나보다 좀 더 좋은 사람이다. 10년 후의 나는 더 좋아잘 것이다. 안그래도 어려운데 믿음조차 없으면 가망 없을 것이다. 문학은 그 믿음의 지원군이다. 피흘리지 않으면 진정으로 바뀌지 않는다고는 했지만, 거꾸로 말하면 피 흘리지 않고 인생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176쪽)

사람이 오직 직접 체험을 통해서만 간신히 바뀔 가능성을 가진다는 것에 매우 동의한다. 사람은 아주 강력한 수준의 계몽을 어떤 매체를 통해서 받더라도
바뀌지 않는다. 열심히, 꾸준히, 꼼꼼히, 창의적으로 등등 어떤 행동양식이나 기준을 제시받아 거기에 아주 깊은 감명을 받더라도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체험을 통해서 느끼더라도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인간은 그런 존재다.

누구도 완벽할 수 없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불완전하다.
이것을 인정하고 가야한다.
그래야 바뀔 껀덕지라도 생긴다고 본다.

불완전하더라도 계속 도전하고 실패하고 잘못하고 그런 난처하고 괴로운 순간들을 겪을 때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변화는 임계치에서 종종 발생하더라.

근육의 성장이라던지, 토익점수의 점프, 연봉의 급격한 상승

누구든 원하는 것이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들.
도달할 수 있는 빠른 길을 찾고들 있는 이 목표들.

이런것들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임계치는 한번의 한계에 도달하는것 보다는 계속 하는 횟수도 한계까지 갔을때 도달할 수 있는 곳이다.

Short cut은 없다.

힘든 과정을 겪어내야하고 스스로 부딪혀야하는데 지치면 문학으로 돌아보면 나와 같은 길을 걸었던 사람들이 위안이 된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는것도.

나는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